[화담일보 = 장하준기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돼 복역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1월 3일 수원고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 변호인단은 국가정보원 문건 등을 새 증거로 제출하며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심을 요청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은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경우를 재심 사유로 정하고 있다. 이번 청구는 유죄가 확정된 네 가지 혐의 가운데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관한 것으로, 뇌물 등 나머지 혐의는 자료를 확보하는 대로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과 공모해 2019년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비용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대납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2025년 6월 징역 7년8개월을 확정했다. 확정된 유죄 혐의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증거인멸교사,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변호인단이 새 증거로 제시한 자료에는 국정원 문건과 수사 담당 검사의 통화 녹취·출장 일지, 법무부 감찰 결과와 접견 녹취, 금융감독원 자료가 포함됐다. 올해 법정 증언과 국회 국정조사 기록도 제출 자료에 들어갔다. 국정원 문건은 올해 이 전 부지사의 다른 재판에서 법원의 문서송부촉탁을 통해 확보했다.
변호인단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이 전 부지사의 관여 없이 북한에 돈을 건넸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당시 자금난을 겪던 김 전 회장에게 대북사업으로 주가 상승을 꾀할 동기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는 재심을 청구한 측의 주장으로, 기존 확정판결과는 구별된다.
주요 쟁점은 북한 대남 공작원 리호남의 행적과 김 전 회장의 진술이 일치하는지다. 김현철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호남에게 방북비용 70만달러를 직접 건넸다고 진술했지만, 국정원 자료에는 당시 리호남의 필리핀 입국 기록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받던 김 전 회장에게 거짓 진술을 할 동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리호남의 행적은 항소심에서도 다뤄졌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5월 중국 단둥에서 리호남에게 경기지사 방북 초청을 요청해 달라는 이 전 부지사의 부탁을 전했고, 리호남이 대가로 300만달러를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같은 해 7월 마닐라에서 70만달러를 먼저 지급했다는 진술에 대해서도 이 전 부지사 측은 리호남이 당시 필리핀에 없었다며 신빙성을 다퉜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리호남이 여러 가명과 위장 신분을 사용하는 북한 공작원이라는 점을 들어, 그를 보지 못했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김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다만 리호남이 받은 100만달러는 북한 조선노동당에 전달됐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으며, 외국환거래법 위반 유죄로 인정한 금액은 총 394만달러였다.
재심 개시 여부는 제출 자료가 법에서 정한 새로운 증거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이다. 수원고법은 청구서를 검토하고 사실 조사와 심문 등의 절차를 거쳐 재심을 개시할지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