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스를 판단하는 기준은 오랫동안 맛에 가까웠다. 짠맛과 단맛, 감칠맛의 균형이 좋으면 선택받았다. 그러나 저염과 저당, 글루텐프리처럼 식품을 고르는 기준이 세분화되면서 소비자의 질문도 달라지고 있다.
‘무엇이 들어갔을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가, 어떤 생각으로 만들었을까’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친친소스 뒤에는 식품학을 전공한 식품공학박사 박민정 대표가 있다. 그는 제품 R&D에 직접 참여한 개발자이면서 3대째 이어진 식품 제조 가업의 계승자다. 할아버지의 가쓰오부시에서 아버지의 소스·농축 액기스 사업으로, 다시 박 대표의 친친소스로 이어진 시간이다.
친친소스가 저염·유아식·저당이라는 제품의 기준을 보여줬다면 이제 질문은 사람으로 향한다.
왜 그는 이런 소스를 만들게 됐을까.

1. 가쓰오부시에서 시작된 3대의 시간이 소스로 이어졌다
박 대표의 식품 제조 역사는 개인의 창업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출발점은 할아버지 세대다. 일제강점기 일본 유학 중 접했던 우동 맛을 잊지 못해 가쓰오부시를 직접 만들어 주변에 나누기 시작했고, 이후 대왕수산을 창업했다. 아버지 세대에서는 우동·소바 소스와 농축 액기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식품 제조사를 대상으로 원료를 공급하는 B2B 사업이 중심이 됐다.
박 대표는 이 3대가업에 합류했다. 그러나 앞선 세대의 사업을 그대로 이어받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식품학을 공부한 그는 축적된 제조 경험에 연구개발의 관점을 더했다. 오랫동안 다른 식품회사의 제품에 들어가는 원료와 소스를 만들던 제조 기반에서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이 친친소스다.
할아버지가 맛의 원형을 만들었다면 아버지는 그것을 산업의 원료로 확장했고, 3대 박 대표는 다시 오늘의 소비자가 선택하는 식탁으로 가져왔다.
같은 식품을 다뤘지만 시대마다 질문은 달랐다.
2. ‘덜어내고도 맛있을 수 있을까’… 개발자가 다시 소스를 설계했다
친친소스의 제품 기준은 무글루텐·무정제설탕·무정제소금의 3無 원칙과 유기농 야채 베이스다. 앞선 세대에서 축적한 제조 기술이 박 대표에게 와서는 친친소스 개발의 새로운 조건과 만났다.
문제는 맛이었다.
설탕과 정제소금을 덜어낸다고 해서 소스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실제 식탁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으려면 감칠맛과 전체적인 맛의 균형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박 대표가 R&D에 직접 참여해 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3대의 기술이 다시 연결됐다. 가쓰오부시 제조에서 축적한 훈연 기법을 야채에 응용한 훈연야채육수가 대표적이다. 기존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새로운 원료와 제품 설계에 맞춰 응용한 것이다.
이 지점에서 ‘식품공학 박사가 소스를 만든다’는 말의 의미가 선명해진다.
학위가 제품을 대신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개발자가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풀었는지가 중요하다.
오래된 제조 경험과 새로운 식습관 사이에서 답을 찾는 것. 박 대표에게 R&D는 그 둘을 연결하는 과정에 가깝다.
3. 제품 뒤에 사람이 보일 때 브랜드를 이해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친친소스는 지금까지 저염, 유아식 첫 간장, 저당이라는 제품의 언어로 소비자와 접점을 넓혀왔다. 그러나 제품의 특징만 나열해서는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왜 이 브랜드는 계속 무언가를 덜어내는 방향으로 소스를 설계하는가.
그 답을 따라가면 결국 박민정대표라는 개발자를 만나게 된다. 3대 식품 제조 가업에서 성장했고 식품학을 공부했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제품 R&D에 참여한 사람이다.
물론 친친소스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일반식품이다. 식품공학 박사가 개발에 참여했다는 사실 역시 특정 건강 효과를 보증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제품 뒤에 어떤 제조 경험과 개발 과정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제 소비자는 완성된 제품만 보지 않는다.
누가 만들었는지 본다.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묻는다.
그리고 그 답에서 브랜드를 선택할 이유를 찾는다.
3대째 이어진 식품 제조의 시간이 친친소스라는 이름으로 다시 식탁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브랜드의 차이는 제품 병 앞면에 적힌 문구보다 그 제품을 그렇게 만들기로 결정한 사람에게서 시작될 수 있다.
친친소스의 다음 이야기가 제품에서 개발자로 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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