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추적=황규문기자] 보령시 천북면 신덕리 마을공동 농산물보관 유통창고, 태양광 시설을 둘러싼 한국전력공사 보령지사의 정보공개 회신을 종합하면 결론은 비교적 명확하다. 이번 회신만으로는 해당 태양광 시설의 실제 발전량과 실제 전력판매·정산 규모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
한전이 제시한 정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설비용량은 약 20kW로 제시됐고, 이를 기준으로 한 연간 발전량은 약 2만2천kWh로 제시됐다. 또 2024년부터 2026년까지 SMP 단가 범위도 제시됐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청구인이 요구한 핵심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기 어렵다.
청구한 것은 실제 발전량이다. 그런데 회신에는 용량을 기준으로 산정한 추정 발전량이 제시됐다. 청구한 것은 실제 판매수익과 정산금액이다. 그런데 회신에는 SMP 단가 범위가 제시됐다.
두 자료는 서로 대체할 수 있는 동일한 자료가 아니다.
실제 발전량과 추정 발전량의 차이는 단순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 발전량은 해당 시설이 특정 기간 동안 실제로 생산한 전력량을 확인하는 자료인 반면,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산출한 발전량은 실제 계량값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실제 정산금액 역시 마찬가지다.
SMP 단가가 얼마였는지를 안다고 해서 특정 시설에 실제 얼마가 정산됐는지까지 자동으로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번 회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숫자가 제시됐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숫자가 청구한 자료와 같은 성격의 숫자인지 여부다. 계약 관련 자료 역시 확인이 끝난 것이 아니다.

한전은 계약 상대방과 정산 수령자, 명의변경 등에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공개가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그러나 청구 과정에서는 계좌번호 등 민감한 정보의 마스킹을 전제로 부분공개가 가능한 범위의 자료를 요청했다. 따라서 향후 확인해야 할 부분은 개인정보 보호 원칙 자체가 아니다.
각 계약 관련 기록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한전이 보유·관리하고 있는지, 개인정보가 포함된 부분은 어디인지,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기록의 공개가 가능한지다. 이러한 구분이 이뤄져야 정보공개 회신의 실질적인 범위를 판단할 수 있다.
이번 사안에서 행정 또는 공공기관의 대응을 곧바로 위법하다고 단정할 근거는 현재 제시된 회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의문이 해소된 것도 아니다.
오히려 회신을 면밀히 대조하면 확인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분명하게 나뉜다.
확인된 내용은 ▲해당 시설의 설비용량이 약 20kW라는 한전 회신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산정한 연간 약 2만2천kWh라는 추정치 ▲2024~2026년 SMP 단가 범위 ▲일부 계약·정산 관련 정보에 대해 개인정보를 이유로 공개가 어렵다는 한전의 입장이다.
여전히 확인이 필요한 내용은 ▲실제 발전 개시일 ▲실제 연도별 발전량 ▲실제 월별 발전량 ▲실제 전력판매금액 ▲실제 정산금액 ▲실제 지급금액 ▲계약 상대방 관련 기록의 존재 여부 ▲계약 변경 및 명의변경 기록 ▲계약 승계·양도 관련 기록 ▲정산 수령자 관련 기록 ▲각 기록의 개인정보 포함 범위 ▲개인정보를 가린 후 부분공개 가능한 자료의 범위. 결국 이번 사안의 본질은 ‘한전이 무엇을 답했느냐’에서 끝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청구한 기록 각각에 대해 무엇이 존재하고, 무엇이 공개됐으며, 무엇이 공개되지 않았는가’다. 특히 실제 발전량과 실제 정산금액처럼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은 추정치나 일반적인 단가 정보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서 정확성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구자가 요구한 기록과 다른 성격의 정보를 제공할 경우, 정보가 제공됐다는 사실만으로 청구 내용 전체가 해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번 회신에 대한 후속 확인은 감정적인 문제 제기가 아니라 기록 단위의 사실확인으로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 해당 기록이 존재하는가.
▲ 해당 기관이 보유·관리하고 있는가.
▲ 공개 가능한 부분은 어디까지인가.
▲ 개인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도 공개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는가.
▲ 실제 발전량과 실제 정산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관리기록이 존재하는가.
이 기준으로 다시 들여다보면 이번 회신에서 남아 있는 공백이 무엇인지 명확해진다.
이번 취재가 지적하는 것도 특정 기관이나 담당자를 향한 단정적인 비난이 아니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정확하게 확인하고,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 그대로 명확하게 남겨야 한다는 원칙의 문제다.
보령 신덕리 마을공동 농산물보관 유통창고, 태양광 시설의 전력판매와 정산에 관한 사실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추정치가 실제값을 대신할 수 없고, 단가가 실제 정산금액을 대신할 수도 없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과 공개 가능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구분해야 한다.
결국 이번 정보공개 회신에서 가장 무거운 대목은 공개된 숫자가 아니라, 아직 확인되지 않은 실제 기록들이다.
그 기록이 확인돼야 비로소 해당 태양광 시설의 실제 발전과 전력판매·정산 과정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관계가 완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