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안전학교폭력예방신문= 이동훈 기자] 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끌었던 ‘철강 수도’ 포항시가 전례 없는 총체적 위기 늪에 빠져들고 있다.
주력 산업인 철강이 글로벌 불황과 친환경 전환 부담으로 휘청이는 가운데, 마지노선이라 여겨지던 ‘인구 50만 명’ 상징선마저 깨졌다. 구도심은 밤만 되면 불이 꺼지는 ‘유령 도시’로 변해가고 있으며, 죽도시장을 비롯한 자영업 생태계는 심각한 내수 부진에 신음하고 있다. 영일대와 스페이스워크 등 주요 명소 역시 잠시 둘러보고 떠나는 ‘당일치기 경유지’에 그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도시의 생존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음에도 포항시 행정은 여전히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 보여주기식 이벤트와 안일한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1. ‘철강 외길’ 끝의 경고음… 신산업 전황 속도는 ‘하세월’
포항 경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철강 산업이 중국의 저가 공세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고전하고 있다. 시는 이차전지, 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을 외치고 있으나, 대규모 고용 감소와 협력업체 연쇄 타격을 메우기에는 현장 체감 속도가 턱없이 느리다. 산업 구조 다변화에 대한 사전 대비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2. 50만 무너진 ‘소멸 위기’… 청년 떠나는데 실효성 없는 정책만
인구 50만 선이 무너지면서 포항시는 대도시 특례 권한 축소와 국비 확보 차질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포스텍과 한동대 등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갖추고도 정작 청년들이 정착할 고품질 일자리와 문화·의료 인프라를 제공하지 못해 인구 유출을 방지하지 못했다. 시가 내놓는 인구 대책 역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3. 외곽 개발에 버려진 원도심… 상권은 ‘고사 직전’
초곡·양덕 등 외곽 신도시 개발이 지속되는 동안 중앙상가와 오거리 등 원도심은 공실이 속출하며 고사 상태에 빠졌다. 체계적인 도심 재생 전략 없이 방치된 상권은 임대 문의 현수막만 늘어가고 있으며, 행정의 정교한 상권 활성화 수술대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4. 스쳐 지나가는 ‘당일치기’ 관광… 체류형 전환 실패
호미곶과 스페이스워크 등 유명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관광객들이 돈을 쓰며 머무를 수 있는 연계 콘텐츠와 숙박·야간 인프라 구축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관광객 수에만 연연하는 단편적 행정으로 인해 지역 상인들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경제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취재를 마치며]
지금 포항에 필요한 것은 자화자찬식 치적 홍보나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산업 구조 개편, 정주 여건 개선, 구도심 복원이라는 근본적 과제 앞에 시 행정이 선제적이고 비상한 각오로 임하지 않는다면, 포항의 위기는 일시적 진통이 아닌 구조적 퇴행으로 고착화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