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서부 ‘포 코너스’ 물폭탄…대홍수에 토네이도까지, 주민 수천 명 영향

뉴멕시코 팜ington 일대 약 2천 명 영향·수백 명 구조…옥상 고립 주민 헬기로 구조

콜로라도·뉴멕시코·애리조나·유타 광범위 피해…도로·주택 침수에 대피령 이어져

산타페에는 EF-1급 토네이도 예비 판정…포화된 토양에 추가 비까지 ‘2차 피해’ 경고

 

미국 남서부 ‘포 코너스(Four Corners)’ 지역을 덮친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에 토네이도까지 겹치면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포 코너스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콜로라도·뉴멕시코·애리조나·유타 등 4개 주의 경계가 한 지점에서 만나는 지역이다. 평소 건조한 기후로 알려진 이 일대에 최근 반복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하천이 범람하고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는 등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이어진 홍수로 뉴멕시코 팜ington과 주변 지역에서 약 2천 명이 영향을 받았으며, 최소 수백 명이 구조를 필요로 했다. 일부 주민들은 급격하게 불어난 물을 피해 지붕 위까지 올라가 구조를 기다렸다.

 

지붕 위까지 피신…주방위군 헬기 투입

 

피해가 특히 컸던 곳은 뉴멕시코주 팜ington과 샌후안 카운티 일대다.

 

뉴멕시코 주방위군은 헬리콥터와 보트, 수륙양용 차량 등을 동원해 고립 주민들을 구조했다.

 

AP에 따르면 주방위군 헬리콥터를 이용한 구조 작전만 11차례 진행됐으며, 한 번에 최대 8명씩 구조한 경우도 있었다. 폭우가 절정에 달한 22~23일에는 구조 요청이 한꺼번에 몰려 당국이 정확한 구조 인원을 즉시 집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팜ington에서는 약 600가구에 대피 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앞선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강물이 빠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전력선과 가스관 파손 등 위험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샌후안강 범람…나바호 네이션 오수시설까지 파손

 

이번 홍수는 원주민 자치지역인 나바호 네이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뉴멕시코 시프록 일대에서는 홍수로 폐수처리 관련 시설과 저류시설이 파손돼 오수가 샌후안강으로 유입됐다.

 

다만 25일 현재 당국은 강으로 유입된 정확한 오수량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따라서 수질오염 규모나 장기적인 환경 피해 수준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당국은 침수지역의 물에 하수뿐 아니라 화학물질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주민들에게 접촉을 피하라고 경고했다.

 

파손된 가스·프로판 배관과 끊어진 전력선 역시 물이 빠진 뒤에도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콜로라도도 직격…“재앙적 피해”

 

콜로라도 남서부에서도 상황은 심각했다.

 

파고사스프링스를 통과하는 샌후안강을 비롯해 여러 하천의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저지대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일부 주택에서는 내부 침수 수위가 수 피트에 달했고 도로와 교량도 파손됐다. 콜로라도 주정부는 피해가 확산하자 여러 카운티를 대상으로 재난 비상조치를 발동했다.

 

아출레타 카운티에서는 당국이 항공 정찰과 주민 안전 확인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피해 상황을 ‘catastrophic’, 즉 재앙적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AP가 25일 전한 최신 상황을 기준으로 이 지역에서 이번 홍수로 인한 사망이나 부상은 보고되지 않았다.

 

유타에서는 주택 80채·RV 50대 영향

 

유타주 남서부 허리케인시도 큰 피해를 입었다.

 

도시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붉은 흙탕물이 주택가를 덮치면서 약 80채의 주택과 RV공원에 있던 레저용 차량 약 50대가 영향을 받았다.

 

차량이 절반가량 물에 잠기고 대형 컨테이너가 도로를 따라 떠내려가는 장면도 목격됐다.

 

불과 두 달 전에도 홍수를 경험했던 지역에 다시 물난리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가중됐다.

 

이번에는 토네이도까지…산타페 주택 10채 피해

 

홍수에 이어 토네이도까지 발생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24일 오후 7시께 뉴멕시코 산타페 남중부에서 토네이도가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토네이도는 약 **1.4마일(약 2.3㎞)**을 이동했으며 전신주가 부러지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거나 파손됐다. 주택 지붕도 피해를 입었다.

 

NWS의 현장 조사에 따르면 주택 10채가 피해를 입었으며 토네이도는 현재 EF-1 등급으로 예비 판정됐다.

다만 이는 최종 등급이 아니라 추가 정보에 따라 변경될 수 있는 예비 판정이다.

 

산타페시는 토네이도 발생 직후 주민들에게 실내 대피와 피해지역 접근 금지를 요청했다. 이후 도시 전체에 내려졌던 실내대피 권고는 해제됐지만 당국은 주민들에게 침수도로와 배수로, 하천 주변에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애리조나에서도 토네이도…지붕 날아가고 전력선 끊겨

 

이번 악천후는 애리조나에서도 토네이도를 발생시켰다.

 

21일 밤 애리조나 중부를 통과한 폭풍 과정에서 최소 3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당국은 보고 있다.

 

토네이도로 최소 1명이 다쳤으며 주택과 건물 지붕이 파손되고 나무가 주택 위로 쓰러졌다. 전력선도 끊겼다.

 

애리조나에서 이 시기에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것은 흔한 현상이 아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북쪽으로 이동한 가운데 고도에 따라 바람 방향과 속도가 달라지는 조건이 형성되면서 강한 회전성 폭풍이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왜 이렇게 비가 많이 왔나…두 달간 누적된 수분

 

이번 재난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는 이미 포화상태에 가까워진 토양이다.

 

미 남서부는 여름철 극심한 가뭄을 겪었지만 이후 약 두 달 동안 간헐적으로 많은 비가 이어졌다.

 

태평양에서 유입된 열대성 수분이 반복적으로 남서부로 이동하면서 비가 내렸고, 토양이 더 이상 충분한 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추가 폭우가 쏟아지자 하천과 작은 계곡의 물이 급격하게 불어났다.

 

기상당국은 엘니뇨가 최근 이례적으로 많은 강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특정 홍수나 개별 토네이도의 발생 원인을 엘니뇨 하나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재난 규모에는 지형, 토양의 수분 상태, 폭우의 위치와 강도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영향을 미친다.

 

물 빠져도 위험 끝나지 않아…복구에 상당한 시간

 

일부 지역에서 강 수위가 내려가기 시작했지만 재난이 끝난 것은 아니다.

 

침수지역에는 파손된 전력선과 가스관, 오염된 물, 유실된 도로와 교량 등 위험요인이 남아 있다.

 

뉴멕시코 당국은 주민들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지 말 것을 요청했으며 구조·점검팀이 주택을 하나씩 확인하고 있다. 이 작업에는 며칠이 걸릴 수 있다.

 

뉴멕시코 연방의회 대표단은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비상사태 선포를 요청했다.

 

앞으로 정확한 주택·도로·농축산 시설 피해 규모가 집계되면 경제적 피해액 역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 최종 피해액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규모를 예단해서는 안 된다.

 

기후재난 반복되는 미국 남서부…아시아에도 남의 일 아니다

 

이번 포 코너스 재난은 미국의 지역적 자연재해지만 아시아에도 시사점이 있다.

 

최근 세계 여러 지역에서 가뭄과 폭염 이후 단기간에 집중호우가 발생하면서 도시와 농촌의 배수·하천 관리 능력을 넘어서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동남아시아 역시 태풍과 몬순, 도시화에 따른

 

 배수 문제와 해수면 상승 등 복합적인 재난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이번 미국 남서부 사례처럼 장기간 건조했던 지역도 반복적인 집중호우가 이어지면 토양이 빠르게 포화되고 대규모 홍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재난 대응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당국은 앞으로 추가 강수 여부와 샌후안강 등 주요 하천 수위, 침수지역 복구, 전력·가스 공급 정상화, 산타페 토네이도의 최종 피해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정보를 종합하면 이번 재난은 ‘홍수 피해가 끝난 상황’이 아니라 구조 단계에서 피해 조사와 복구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진행형 재난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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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26 21:39 수정 2026.10.2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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