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 논설] 수사ㆍ기소 분리의 모순...검찰청 폐지하고 특검은 수사ㆍ기소 독점?

검찰청 폐지 이후 부실수사와 피해자 보호의 사각지대..피해 국민은 누가 보호하나

[TJ 논설] 범죄피해자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해 사실을 입증할 증거도 제출했지만 경찰은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았다.

 

피해자는 중요한 목격자가 조사되지 않았고, 핵심 증거도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부실한 수사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다시 조사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대한민국은 지금 이러한 질문보다 수사권을 어느 기관이 가져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에 더 많은 정치적 에너지를 쏟고 있다.

 

2026년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면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시행됐다.

 

정부와 여당이 내세운 핵심 명분은 검찰의 권한 집중을 해소하고 수사기관과 기소기관 사이의 상호견제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혁 이후에도 경찰은 직접 수사하고 사건을 송치할지 불송치할지 1차적으로 결정한다. 

 

반면 공소청 검사는 직접수사뿐 아니라 송치사건의 부족한 증거를 직접 보완하는 수사까지 할 수 없게 됐다.

 

더욱 주목할 대목은 수사와 기소의 결합을 문제 삼는 정치권이 특별검사에게는 두 권한을 함께 부여하는 제도를 계속 활용해 왔다는 사실이다.

 

일반 검사가 수사와 기소를 함께 하면 권력 남용의 위험이 발생하지만, 특별검사가 같은 권한을 행사하면 그 위험은 사라지는 것인가.

 

검찰의 권한을 경찰이나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전하면 국가권력의 남용 가능성까지 없어지는 것인가.

 

무엇보다 경찰의 수사가 잘못됐을 때 범죄피해자는 누구에게 실질적인 구제를 요청해야 하는가.

 

검찰개혁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제 이 질문들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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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경수사권 조정에서 검찰청 폐지까지…무엇이 달라졌나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는 오랫동안 검찰과 경찰이 수사에 관여하고 검사가 공소제기와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구조로 운영됐다.

 

검찰이 수사와 기소에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면서 정치적 중립성과 권한 남용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대한 선택적 수사와 기소, 검찰권 행사 과정의 공정성 논란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주요 배경이 됐다.

 

2020년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에 따른 검경수사권 조정이 이뤄졌고, 2021년부터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부여됐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도 이른바 6대 범죄를 중심으로 제한됐다가 후속 법령 개정을 거치며 다시 조정됐다.

 

여기서 구분해야 할 사실이 있다.

 

과거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할 때 사용한 '6대 범죄'와 2026년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의 수사 대상인 '6대 범죄'는 구체적인 범죄 분류가 동일하지 않다.

 

현재 중수청의 주요 수사 대상은 부패, 경제, 방위산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 범죄 등이다. 

 

법률이 별도로 정한 일부 범죄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또한 경찰이 6대 범죄만 수사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경찰은 일반 형사사건을 폭넓게 수사하는 기관이다.

 

검찰의 직접수사권 축소와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 부여에 이어 2026년 10월 검찰청 자체가 폐지되면서, 대한민국의 형사사법체계는 조직과 권한 배분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맞았다.

 

그러나 국가기관의 권한을 나누는 것과 국민이 더 나은 수사서비스를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권한 분산이 실제로 수사의 공정성과 신속성을 높였는지, 오히려 사건 처리의 책임을 분산시킨 것은 아닌지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 수사·기소 분리한다면서 경찰은 수사와 불송치 결정을 함께 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의 핵심은 하나의 기관에 권한이 집중되면 이를 남용할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찰은 범죄를 직접 수사하면서 그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지 여부도 1차적으로 결정한다.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송치하고, 그렇지 않다고 판단하면 불송치 결정을 할 수 있다.

 

물론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나 법원의 무죄판결과 동일하지 않다.

 

불송치 결정은 수사절차상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겠다는 판단이며, 검사의 기록 검토와 일정한 재수사 관련 통제, 고소인 등의 이의신청 절차가 존재한다.

 

따라서 경찰이 기소권까지 행사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법적으로 정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중요한 문제는 남는다.

 

수사를 수행한 기관이 자신의 수사 결과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릴 때, 그 판단을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제도가 얼마나 실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가.

 

검찰의 수사와 기소 결합을 권한 집중이라는 이유로 비판한다면, 경찰의 수사와 1차 수사종결권 결합에 대해서도 충분한 견제장치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검찰의 권한을 축소했다고 해서 경찰의 판단이 언제나 올바르다는 보장은 없다.

 

경찰 수사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없다면 수사권 분산은 오히려 새로운 권한 집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형사사법체계의 공정성은 특정 기관이 권한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권한을 가진 기관이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 때 다른 기관이 이를 검증하고 시정할 수 있어야 한다.

 

■ 보완수사권이란 무엇인가…부실수사를 다시 확인하는 최소한의 장치

 

보완수사란 이미 진행된 수사에서 부족하거나 누락된 부분을 추가로 확인하는 절차를 말한다.

 

예를 들어 경찰이 사건을 송치했지만 중요한 참고인의 진술을 확보하지 않았거나, 증거 사이의 모순을 충분히 조사하지 않은 경우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할 수 있다.

 

이때 보완수사와 관련된 권한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검사가 필요한 사항을 직접 조사하는 '직접 보완수사권'이다.

 

둘째는 검사가 경찰 등 수사기관에 추가 조사를 요구하는 '보완수사요구권'이다.

 

2026년 10월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금지하면서 경찰 등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은 유지했다.

 

따라서 보완수사와 관련된 모든 권한이 사라졌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문제는 검사가 직접 확인하면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사항도 경찰에 다시 요청하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보완수사요구 제도 자체가 존재하더라도 실제 이행이 늦어지거나 형식적으로 처리된다면 사건 관계인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제한하는 정책적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그 결과 발생하는 수사 지연과 피해자 권리구제 문제를 별도로 평가해야 하는 이유다.

 

■ '5분이면 확인할 일에 15일'…개편 한 달 만에 제기된 수사 지연 문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시행 이후 실제 사건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도 보도되고 있다.

 

11월 2일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공소청의 인력 부족과 사건기록 처리 문제로 일부 형사재판에서 절차가 지연되는 사례가 나타났다.

 

특히 대전지방공소청 천안지청 소속 안미현 부부장검사는 야간주거침입절도 사건과 관련해 간단한 사실관계 확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사례를 공개했다.

 

범행 당시 일몰 여부에 따라 적용 죄명과 법정형이 달라지는 사건에서, 검사가 직접 확인하면 짧은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는 사항도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약 15일이 걸렸다는 취지다.

 

이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금지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절차적 비효율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서울경찰청의 보완수사요구 건수 역시 올해 1~9월 월평균 75건에서 10월 94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도됐다.

 

다만 서울경찰청장은 이 증가 폭이 특별히 큰 부담이 되는 정도는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따라서 일부 사건에서 지연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전국의 경찰 수사가 마비됐다거나 모든 사건에서 피해가 증가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시행 초기부터 구체적인 지연 사례가 제기됐다는 점은 중요하다.

 

정부는 사건 처리기간, 보완수사요구 이행률, 재수사 결과, 피해자 불복사건 처리 현황 등을 공개해 제도 개편의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했다는 제도적 성과보다 국민의 사건이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되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기 때문이다.

 

■ 경찰 불송치 결정…범죄피해자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나

 

범죄피해자의 입장에서 가장 절박한 문제는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렸을 때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경찰이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을 했더라도, 그 결정이 곧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확정적인 판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수사 과정에서 중요한 증거가 누락됐거나 법률적 판단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개정법에 따라 고소인 등은 원칙적으로 불송치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법률이 정한 범위에서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이의신청이 적법하게 제기되면 경찰은 사건을 공소청 검사에게 송치해야 한다.

 

검사는 송치된 기록을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이의신청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혐의가 인정되거나 기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고발인의 경우에도 일반적인 고소인과 동일하게 이의신청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법률에서 정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등에 한정된다.

 

피해자가 실질적인 이의신청을 하려면 단순히 불송치 결정에 불만을 표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어떤 증거가 누락됐는지, 어떤 참고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경찰의 사실인정이나 법률적 판단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불송치 결정서와 필요한 수사기록을 확인하고 법정 기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 이의신청 기간을 3개월로 제한한 것이 피해자 보호에 부합하는가

 

이번 개정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변화는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이 원칙적으로 3개월로 제한됐다는 점이다.

 

종전에는 일반적인 불송치 이의신청에 별도의 법정 기간 제한이 없었지만, 새로운 제도에서는 기간을 지켜야 한다.

 

기간을 명확히 정하면 사건 처리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절차가 무기한 지연되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피해자 입장에서는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형사사건의 피해자는 법률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많고,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성폭력이나 아동학대, 복잡한 경제범죄 사건에서는 기록을 검토하고 추가 증거를 확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의신청 기간을 제한하는 것이 실제 피해자의 권리구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정부가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 개혁을 추진한다면 피해자의 불복권이 실질적으로 행사될 수 있도록 충분한 안내와 법률지원, 기록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

 

■ TJ뉴스 법률분석① '수사는 하지 말고 기소만 하라'…과연 합리적인가

 

검사는 공소를 제기하고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국가기관이다.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적법하게 수집된 증거를 바탕으로 범죄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경찰이 확보한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서로 모순되는 경우 검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는 있지만 직접 확인할 수는 없다.

 

이러한 구조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원칙에는 부합할 수 있지만, 개별 사건에서는 증거 확인과 판단 과정의 비효율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법관에게 사실관계와 증거를 심리하지 말고 판결만 하라고 요구할 수 없는 것처럼, 검사에게도 기소 판단에 필요한 사실관계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수단은 필요하다.

 

다만 법관의 심리와 검사의 수사는 법률적으로 동일한 기능이 아니므로 두 업무를 완전히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또한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직접 피의자나 참고인을 조사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경찰이 충분하고 적법한 증거를 확보했다면 검사는 그 기록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직접수사권의 전면적인 인정 여부가 아니라, 기소 판단에 필요한 증거가 부족할 때 누가, 얼마나 신속하고 책임 있게 이를 보완할 수 있는가이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제한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신속하고 실효적인 보완수사 체계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 TJ뉴스 법률분석② 검찰은 수사·기소 분리, 특검은 수사·기소 결합…이중잣대 아닌가

 

이번 검찰개혁에서 가장 강하게 제기할 수 있는 정책적 의문은 특별검사 제도와의 관계다.

 

정부와 여당은 수사와 기소의 결합이 권한 남용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를 추진했다.

 

그런데 특별검사는 개별 특별검사법에서 정한 범위 안에서 수사와 공소제기·유지 권한을 함께 행사할 수 있다.

 

실제로 2025년에는 여당 주도로 이른바 3대 특별검사법이 추진되는 등 특별검사 제도가 주요 정치·사회적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일반 검사가 수사와 기소를 함께 담당하면 위험하지만, 특별검사가 수사와 기소를 함께 담당하면 안전하다는 것인가.

 

물론 특별검사는 특정 사건을 대상으로 일정한 활동기간과 법적 제한을 두고 운영되는 예외적 제도다.

 

일반적인 상설 수사기관과는 조직의 성격과 권한 범위가 다르다.

 

특검 제도의 도입 취지도 기존 수사기관의 이해충돌이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있다.

 

따라서 특별검사에게 수사와 기소 권한이 함께 부여된다는 사실만으로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법적으로 모순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적·정책적 일관성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특별검사에게 두 권한을 함께 부여해야 할 정도로 수사와 기소의 연계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면, 일반 형사사건에서도 피해자 보호와 증거 보완을 위해 필요한 예외를 인정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반대로 수사와 기소의 결합 자체가 권력 남용의 구조적 원인이라면, 특별검사에게도 같은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특별검사라는 명칭을 사용한다고 해서 권한 남용의 위험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검이 예외적 제도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그 필요성과 대상, 기간, 권한의 범위, 외부 통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특검이 반복적으로 활용될수록 그 기준은 더욱 엄격하게 검증돼야 한다.

 

정부와 여당이 수사·기소 분리를 절대적인 원칙처럼 강조하면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에서는 두 권한의 결합을 허용한다면, 국민이 이를 이중잣대라고 비판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개혁의 원칙은 정치적 필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가기관에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 TJ뉴스 법률분석③ 정치검찰이 문제라면 정치경찰은 문제가 아닌가

 

검찰개혁을 추진한 배경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권한 남용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그러한 문제의식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검사가 정치적 목적에 따라 수사하거나 기소권을 남용했다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검찰의 권한 남용을 막겠다는 이유로 다른 수사기관에 권한을 이전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경찰 역시 강제수사권과 광범위한 수사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이다.

 

정치적 압력이나 조직 내부의 이해관계가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위험 역시 제도적으로 통제해야 한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만 문제 삼고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당연히 보장된다고 전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더 나아가 일부 검사나 경찰관이 부패했다고 해서 해당 기관의 모든 구성원이 부패했다고 판단할 수도 없다.

 

국회의원 가운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있다는 이유로 국회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없듯, 개별 공직자의 위법행위와 국가기관의 제도적 필요성은 구분해서 판단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사회에서 중대한 범죄가 발생한다고 해서 모든 국민을 범죄자로 취급할 수 없는 것처럼, 일부 공직자의 일탈을 근거로 기관 전체의 모든 기능을 부정하는 접근은 신중해야 한다.

 

국가기관의 권한 남용에 대한 합리적인 대응은 위법행위자를 처벌하고 권한 행사에 대한 통제와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다.

 

부패를 막는 제도는 권한을 다른 기관으로 옮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권한을 행사하는 모든 기관이 서로 견제받도록 설계돼야 한다.

 

■ TJ뉴스 법률분석④ 견제 없는 수사권 독점…결국 피해자는 국민이다

 

국가의 수사권은 강력한 공권력이다.

 

수사기관은 범죄혐의를 조사하고 법률이 정한 요건에 따라 압수수색이나 체포·구속 등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사권은 어떤 기관이 행사하더라도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

 

검찰의 수사권 독점이 문제였다면 경찰이나 다른 수사기관의 권한 집중 역시 검토 대상이 돼야 한다.

 

수사기관이 사건을 조사하고 자신의 수사 결과를 평가하며, 외부기관의 재검토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구조라면 부실수사나 잘못된 판단이 장기간 유지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특히 범죄피해자에게 심각하게 작용할 수 있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서 피해자가 중요한 증거가 누락됐다고 주장해도 이를 독립적으로 검토하고 바로잡는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피해자는 국가의 형사사법체계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수사기관에 무제한적인 재수사 권한을 부여하면 피의자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어느 한 기관에 무제한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적법절차 안에서 수사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실질적인 상호견제 체계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나누는 것 자체가 개혁의 최종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그러한 분리가 실제로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수사의 공정성에 도움이 되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 TJ뉴스 법률분석⑤ 검사의 공익적 역할…국민의 권리구제 기능은 누가 이어받나

 

검사는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무조건 기소하는 기관이 아니다.

 

검사는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고 법정에서 공소를 유지하며, 형사절차의 적법성과 증거의 충분성을 검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기능은 피의자와 피고인의 인권 보호뿐 아니라 범죄피해자의 권리구제에도 관련된다.

 

물론 경찰과 법원 역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권리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

 

검찰청이라는 조직의 폐지가 곧바로 국가의 피해자 보호 의무가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검찰청 폐지로 기존의 수사와 기소 관련 기능이 여러 기관으로 분산됐다면, 그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수사기관이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사건 처리에 필요한 추가 조사가 지연된다면, 피해 국민은 국가의 보호를 체감하기 어렵다.

 

범죄피해자는 자신이 신고한 사건이 어느 기관의 소관인지보다 국가가 사건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해 주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 개혁이라면 범죄피해자가 국가의 도움을 요청했을 때 더 쉽게, 더 신속하게, 더 실질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 TJ뉴스 제언① 보완수사 요청권을 피해자에게 실질적으로 보장하자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더라도 피해자의 권리구제 기능은 약화돼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하는 피해자가 보완수사가 필요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공소청이 그 필요성을 실질적으로 검토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소인이 이의신청할 때 다음과 같은 사항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불송치 결정에 대한 독립적인 기록 검토 요청


- 누락된 증거에 대한 추가 확인 요청


- 조사되지 않은 참고인이나 관련 자료에 대한 보완수사 요청


- 경찰의 사실인정 및 법률적 판단에 대한 재검토 요청

 

이러한 절차가 마련되면 피해자가 무엇을 문제 삼는지 명확해지고, 검토기관도 해당 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물론 피해자가 보완수사를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수사를 반복하도록 할 수는 없다.

 

형사수사는 공익과 피의자의 인권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해자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 수사의 누락이나 오류를 주장한다면 국가기관은 그 주장을 충분히 검토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보완수사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 이유도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 TJ뉴스 제언② '보완수사 선택권'…국민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자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에서 피해자의 의사를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에 반대하는 사람과, 부실수사에 대한 독립적인 재검토를 원하는 피해자의 요구가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

 

따라서 피해자가 불송치 이의신청 단계에서 추가 수사 필요성을 표시하고, 보완수사를 요청할 수 있는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고소장이나 이의신청서에 보완수사 관련 요청 항목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다만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허용 여부를 사건 당사자의 선택만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형사사법체계의 공익성과 법률상 권한 배분을 고려할 때 별도의 입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국가의 수사권은 피해자 개인의 의사만으로 행사하거나 배제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현실적인 제도 개선 방향은 피해자가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요청할 권리를 명확히 보장하고, 국가기관이 그 요청을 심사해 이유를 설명하도록 하는 것이다.

 

피해자에게 필요한 것은 수사기관을 마음대로 선택할 권한이 아니라,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아 달라는 요청이 국가에 의해 진지하게 검토될 권리다.

 

■ TJ뉴스 제언③ 검찰·경찰·중수청·특검 모두 동일한 견제 원칙 적용해야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를 통해 국가권력의 남용을 방지하려면 모든 수사기관에 일관된 통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검찰의 권한 집중을 문제 삼으면서 경찰의 수사권 행사에 대한 외부 통제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또한 특별검사에게 수사와 기소 권한을 함께 부여한다면 그 예외가 필요한 이유와 통제장치를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형사사법체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견제받지 않는 권한이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중수청이든 특별검사든 어느 기관도 법률과 적법절차 위에 존재할 수 없다.

 

수사기관의 독립성은 중요하지만 독립성이 곧 외부 검증으로부터의 면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히 부실수사에 대한 시정절차, 보완수사요구의 이행 여부, 수사 지연에 대한 책임, 피해자 통지와 이의신청 제도는 모든 관련 기관이 실질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개혁의 성과를 평가할 때 조직 개편이나 권한 이전의 실적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실제로 경험하는 사건 처리의 질과 권리구제 수준을 함께 공개해야 한다.

 

■ 검찰개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국민이 원하지 않는 개혁은 재검토해야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국민도 부패한 검사나 정치적 수사에 대해서는 엄정한 책임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권한 남용을 막는 것과 범죄피해자의 권리구제 수단을 축소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없애는 것이 국민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오는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과 피해는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설명할 책임은 제도 개편을 추진한 정부와 국회에 있다.

 

특히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원칙으로 내세우면서 특별검사에게는 두 권한을 함께 부여하는 정책적 예외를 인정한다면, 그 이유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일반 검사의 권한은 제한하면서 특별검사에게는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과연 국민의 권리 보호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 설계인지 검증받아야 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분리가 실질적인 상호견제와 국민 보호로 이어지지 못할 때 발생한다.

 

권한을 나눴지만 책임이 불분명해지고, 부실수사에 대한 시정이 늦어지며, 피해자가 국가기관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개혁의 효과를 재검토해야 한다.

 

국민주권을 강조하는 정치권이라면 국민이 실제로 어떤 피해와 불편을 겪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개혁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국민의 삶에서 성과로 입증돼야 한다.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약화시키는 제도가 확인된다면 이를 수정하는 것 또한 개혁을 추진한 정부와 국회의 책임이다.

 

검찰의 권한을 박탈하는 것이 개혁의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검찰과 경찰을 비롯한 모든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억울한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개혁의 목적이어야 한다.

 

검찰의 수사권을 없앴다고 부실수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됐다고 실체적 진실이 저절로 밝혀지는 것도 아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보장해야 할 것은 어느 기관이 더 강한 권한을 갖느냐가 아니라,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고 억울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공정한 형사사법절차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원칙이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그 원칙이 국민의 권리구제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수사기관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없는 개혁이라면 누구를 위한 개혁인가.

 

특검에는 허용하는 수사와 기소의 결합을 일반 검찰에는 금지하는 이유를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면, 그 원칙부터 다시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가에 도움을 요청한 범죄피해자가 수사기관의 부실한 판단 앞에서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형사사법 개혁의 최종 목적은 검찰의 폐지가 아니라 국민의 보호다.

 

자료 및 법률 근거

- 2026년 시행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 관련 법률 및 개정 형사소송법
- 형사소송법상 보완수사요구 및 경찰 불송치 이의신청 제도
- 연합뉴스, 2026년 3월 21일, 공소청·중수청법 처리 및 검찰청 폐지 관련 보도
- 연합뉴스, 2026년 7월 29일,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안 해설
- 뉴스핌, 2026년 10월 6일, 검찰청 폐지 이후 불송치 이의신청 및 권리구제 절차 보도
- 뉴스핌, 2026년 11월 2일, 수사·기소 분리 시행 한 달 이후 사건 처리 지연 및 경찰 업무 부담 관련 보도
- 동아일보, 2025년 6월 7일, 3대 특별검사법 추진 및 검찰개혁 관련 보도

 

※ 법률상 제도와 확인된 사례를 설명하는 부분을 제외한 정책 평가, 제도적 문제 제기 및 개선방안은 TJ뉴스의 법률적 분석과 논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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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1.06 14:34 수정 2026.11.0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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